카메라 배터리 부풀어오름, 서드파티 배터리 사용 시 주의할 점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자주 하는 입장에서, 여분의 배터리는 필수다. 특히 브이로그나 여행 촬영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하루에 2개 이상은 꼭 필요하다. 그래서 많은 사용자들이 정품 대신 저렴한 서드파티 배터리를 선택하게 되는데, 필자 역시 그 중 한 명이었다.
캐논 EOS M50을 사용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하는 호환 배터리를 여러 개 구매해 사용했다. 처음엔 문제 없었다. 충전도 잘 되고 촬영도 무난하게 이어졌으니까.
하지만 어느 날, 배터리 교체를 하려다 충격적인 상황을 마주했다.
배터리가 하우징에서 쉽게 빠지지 않았고, 억지로 꺼내보니 배터리가 눈에 띄게 ‘빵빵’하게 부풀어 있었다. 육안으로 봐도 평평해야 할 배터리 윗면이 볼록하게 솟아오른 상태였다. 손에 들고 있으면서도 괜히 겁이 나더라. 폭발하는 건 아닐까, 카메라 내부가 손상된 건 아닐까 싶어서 바로 정품 배터리로 바꿨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부풀어오름 현상, 즉 스웰링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에서도 흔하게 나타나지만, 카메라 같은 소형 기기에서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좁은 배터리 슬롯 안에 압축된 구조로 장착되기 때문에, 배터리가 팽창하면 하우징이 변형되거나 내부 회로에 물리적 손상을 줄 수 있다. 심한 경우 배터리가 빠지지 않아 억지로 빼다가 커넥터나 접점을 망가뜨리는 일도 발생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부분 저품질 셀이나 보호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비정품 배터리에서 발생한다. 알리에서 파는 제품들이 모두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생산 공정의 신뢰성과 검수 수준이 낮은 제품이 섞여 있을 확률이 높다.
특히 몇 천 원 저렴하다는 이유로 충전 회로 보호 기능이 없는 배터리를 선택했다면 장시간 충전, 과열, 또는 높은 습도 등의 환경에서 스웰링이 생길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정품 배터리는 비싸다. 캐논 정품 LP-E12 배터리 하나에 6만 원이 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서드파티 제품을 찾게 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한번의 사고로 카메라 자체가 손상되거나, 더 중요한 촬영 기회를 잃게 된다면 그 피해는 배터리 몇 만 원 아낀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배터리 스웰링을 방지하고 싶다면 다음의 몇 가지 습관을 꼭 기억해두자.
- 정품 또는 인증된 제조사의 서드파티 배터리만 사용할 것
- 완전 충전 상태로 장시간 보관하지 말 것
- 고온 환경이나 햇볕 아래 두지 말 것
- 장시간 미사용 시 40~60% 수준으로 충전해 보관할 것
- 배터리 외형이 조금이라도 변형됐으면 즉시 폐기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카메라에서 배터리를 꺼낼 때 조금이라도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배터리가 잘 안 빠진다면 억지로 빼지 말고 카메라를 꺼낸 뒤 서서히 조심스럽게 분리하자. 가능하다면 배터리 잔량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과열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후로 필자는 정품 배터리 1개, 검증된 브랜드의 서드파티 배터리 2개만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충전은 항상 정품 충전기로만 한다. 가격보다 중요한 건 '안정성'이라는 걸 이번 경험을 통해 다시 한번 절실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