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5 울트라 비 오는 날 등산 중 충전기 USB 포트에 물기가 감지되었습니다 후기
얼마 전 오랜만에 장마철 비 소식이 있는 날, 우중산행을 다녀왔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가벼운 산책 삼아 나선 등산길이었다.
늘 그렇듯 갤럭시 S25 울트라를 목에 걸고 사진도 찍고 GPS로 경로도 기록하며 사용했다. IP68 방수 등급이 적용된 기기라서, 가랑비 정도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하산길에서 문제가 시작됐다. 잠깐 비가 세차게 내리는 구간이 있었고, 소나기를 피할 곳 없이 그대로 걸으며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꺼냈다 반복했다. 바지 주머니도 점점 젖어들었고, 결국 휴대폰도 습기에 상당히 노출됐다.
집에 도착해 보조배터리로 충전을 시도하는데 예상치 못한 알림이 떴다.
‘충전기 USB 포트에 물기가 감지되었습니다. 충전이 제한됩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방수 스마트폰인데 왜 이러지? 하지만 이 메시지는 갤럭시 S25 울트라의 방수 보호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내부 습기나 수분이 감지되면, 합선이나 회로 손상을 막기 위해 유선 충전을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이다.
처음에는 무선 충전으로 급한 충전을 해결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물기 감지 경고가 계속 떴다. 보통 몇 시간 자연 건조하면 사라지는데 이번에는 하루가 지나도 경고가 사라지지 않았다. 더불어 휴대폰 하단이 만지면 미세하게 따뜻했고, 무선 충전 속도도 평소보다 현저히 느렸다.
다음 날 아침에는 조금 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났다. 간헐적으로 유심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이 생기고, 데이터 신호가 끊겼다. 심지어 카메라 렌즈 안쪽에도 습기가 서렸다. 단순히 포트 내부 습기 문제가 아니라 일부 침수까지 진행된 상황이었다.
고민 끝에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방문했다. 기사님은 상태를 확인한 뒤 이렇게 설명했다.
"갤럭시 S25 울트라도 IP68 방수 등급이긴 합니다만, 비 오는 야외 활동처럼 장시간 수분 노출이 반복될 경우 포트 내부나 유심 슬롯, 스피커 홀 등을 통해 수분이 서서히 침투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포켓 속에서 체온과 습기가 결합되면 내부 결로 현상이 쉽게 발생합니다."
기사님은 즉시 기기 분해를 진행했고, 내부에 남아있던 미세 수분을 완전히 제거했다. 침수 감지 라벨 역시 부분 변색이 확인됐다. 다행히 메인보드는 손상되지 않았고, 방수 테이프 일부 교체 및 포트 청소 후 이상 없이 복구되었다. 수리비는 16,000원이 청구됐다.
하지만 기사님은 이후 중요한 주의사항도 덧붙였다.
"수리는 완료됐지만, 방수 성능은 출고 당시보다 저하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빗속이나 고습도 환경에서 사용은 가급적 삼가시고, 특히 세척이나 흐르는 물 노출은 절대 피해주세요."
사실 이번 경험을 통해 IP68 방수 등급에 대한 오해도 풀렸다. 방수 등급은 '최대 1.5m 수심에서 30분까지'라는 실험실 기준일 뿐, 실제 생활 속에서는 온도, 수압, 장시간 노출 등 다양한 변수로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등산처럼 온도 변화와 습기가 반복되는 환경에서는 물기 감지가 쉽게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몸소 깨달았다.
갤럭시 S25 울트라 ‘물기 감지’ 경고 떴을 때 이렇게 하세요
- 유선 충전 중단 → 무선 충전기로 대체
- 전원 끄고 건조 → 24시간 이상 자연 건조 권장
- 유심 트레이 개방 → 내부 습기 여부 확인
- 드라이기·히터 사용 금지 → 열로 부품 손상 위험
- 이틀 이상 경고 지속 시 → 삼성 서비스센터 방문
USB 포트 물기 감지 기능이 필요한 이유
USB-C 포트는 충전과 데이터 통신을 동시에 담당하는 민감한 회로가 집약된 부위다. 습기가 남은 상태로 충전 시도 시 합선, 쇼트, 부식 등 치명적 고장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최신 갤럭시 시리즈는 습기 감지 센서를 통해 이를 사전에 차단하는 보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결국 IP68 방수라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물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가장 확실한 스마트폰 관리법임을 다시 확인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