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엘리베이터 갇힘 후기 아파트와 회사 출퇴근 때도 안전할까
주말마다 자전거 타는 걸 즐기는데 이번엔 아라뱃길에서 예상치 못한 경험을 했다. 북단에서 남단으로 넘어가려고 백석3호기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와이프는 먼저 내렸고 나는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문이 닫히더니 그대로 멈춰버린 거다. 회사 출퇴근할 때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경우는 뉴스에서나 보던 건데 직접 갇혀보니 진짜 황당했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다행히 비상전화가 있어서 바로 연결했더니 119로 넘겨주더라.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내가 분명히 백석3교라고 설명했는데도 119에서 다시 어디냐고 묻고 위치를 못 찾는 눈치였다. 결국 구조대가 도착하기까

지 30분 넘게 걸렸는데, 회사 출근 시간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했다.

한여름이라 걱정했는데 엘리베이터 안에 에어컨이 나와서 숨 막히진 않았다. 나 혼자라 그나마 버틸만했지만, 만약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처럼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면 그 좁은 공간에서 덥고 답답해서 훨씬 힘들었을 것 같다.
게다가 갇힌 게 출근길이었다면 지각은 기본이고 진짜 멘붕이었을 거다.
결국 구조대가 열쇠로 문을 열어주면서 상황은 끝났지만, 생각보다 시스템이 허술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비상전화랑 위치 정보가 있어도 정작 구조대가 현장을 제대로 못 찾으면 소용이 없는 거니까. 회사 건물이나 아파트 단지 엘리베이터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만큼 사고가 났을 때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위치 정보 전달 방식이 더 정밀해질 필요가 있다.
이번 경험을 계기로 엘리베이터 안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아라뱃길은 물론이고 출퇴근길에 매일 이용하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회사 건물 엘리베이터도 언제든 멈출 수 있다는 걸 몸소 느꼈다.
이제는 엘리베이터를 탈 때 무심코 탑승하지 않고 주변 비상버튼이나 안내문부터 확인하게 된다. 불편한 경험이었지만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일이라 앞으로는 계단이나 다른 경로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