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만으로 충전되는 로지텍 Signature Slim Solar+ K980
진짜 무충전 키보드 등장, 로지텍 시그니처 슬림 솔라 K980 달라진점
무선 키보드를 쓰다 보면 결국 다시 선을 찾게 되는 순간이 온다. 배터리가 떨어지면 충전을 해야 하고, 충전을 하려면 다시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이 반복이 은근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로지텍 Signature Slim Solar+ K980은 이 불편 자체를 설계 단계에서 지워버린 제품이다. 태양광과 실내등 같은 모든 광원을 스스로 전력으로 전환해 충전하고, 완전히 어두운 상태에서도 4개월을 버틴다. 충전 케이블 자체가 사라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존 무선 키보드와 다른 영역의 경험을 만든다. 여기에 AI 실행키까지 얹으면서 ‘키보드가 다시 주력 생산성 도구 역할을 가져오는 흐름’까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로지텍 Signature Slim Solar+ K980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표면적인 키워드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무선 키보드는 결국 어딘가에서 전력을 빌려와야 하는 구조였고, 충전 케이블이라는 사물의 그림자가 항상 존재했다. 하지만 K980은 케이블을 완전히 걷어내고 생활 속 빛을 전력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낮 동안 사무실 형광등만으로 충전이 되고, 저녁엔 광원이 없어도 축적된 전력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사용자는 ‘충전 관리’라는 개념 자체와 거리를 둔다. 스스로 충전하는 전력 구조는 기존 무선 키보드와의 결정적인 차이이자 장기 사용성에서 가장 큰 이점이다.
키감은 노트북의 고급형 펜타그래프에 가까운 가위식 스위치 구조라 손끝의 컨트롤이 편하고 소음도 부드럽다.
키 트래블이 지나치게 짧지 않아 장시간 타이핑에서도 손가락이 피로해지지 않는 쪽에 가깝다. 숫자 키패드가 포함된 풀사이즈 배열이라 엑셀이나 회계, 문서작업 비중이 높은 사용자에게 특히 실사용 가치가 높다. 책상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으면서도 업무 효율을 유지할 수 있는 균형점에서 설계됐다는 게 느껴진다.
K980이 요즘 사용자 흐름에 잘 맞는 부분은 단일 디바이스 고정이 아니라 여러 기기를 전환하며 쓰는 시대라는 걸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Easy-Switch 기능 덕분에 최대 세 대까지 원클릭 전환이 가능하고, 윈도우와 맥, 크롬OS 간 이동도 매끄럽다. 태블릿·노트북·PC를 왔다갔다 하며 작업 중인 요즘 작업 방식과 딱 맞물린다.
상단에 배치된 AI 실행키는 단순한 펑션키 확장이 아니다. 업무 흐름 속에서 AI를 바로 불러내는 동작은 생산성 자체를 가로로 확장하는 방향에 가깝다.
코파일럿·Gemini·ChatGPT 같은 도구를 굳이 실행창을 띄우거나 브라우저를 전환하지 않고 키 하나로 호출하는 경험은 생각보다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옵션+ 앱으로 특정 워크플로우까지 매핑하면, 키보드가 단순 입력 장치가 아니라 하나의 ‘업무 자동화 게이트웨이’가 된다.
배터리 수명 10년이라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일반적인 충전식 키보드는 2~3년만 지나도 배터리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K980은 애초에 주기를 길게 보는 설계라 전력 소모가 적고, 극단적으로 광원이 부족한 환경에서만 전력 소모 신경을 쓰면 될 정도다. Type-C 포트를 아예 제거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선택이 아니라 철학에 가까운 느낌이다.
가격을 놓고 보면 중국 가격 기준 3,490위안, 원화 환산 약 66만 원 수준이라 단순 키보드로 보면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북미 기준 99.99달러 일반 버전과의 차이를 감안하면 단순 프리미엄 마진이라기보다 지역 정책과 라인업 필요성에 따른 포지셔닝 차이로 보는 게 맞다.
유지비가 없고, 교체 주기가 사실상 10년 단위라는 점까지 포함하면 단기체감 가격보다는 라이프사이클 관점의 가격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환경 이슈에 반응하면서도 사용자 경험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logi 특유의 완성도가 잘 이어져 있다.
자주 묻는 질문(FAQ)
실내 조명만으로도 충전이 충분한가요?
일반 사무실 조도(300~500lx)만으로도 충전 속도가 사용량을 따라잡는다. 모니터 불빛 같은 약한 빛에서도 꾸준히 전력을 쌓기 때문에 ‘밝은 햇빛이 꼭 있어야 한다’는 걱정은 거의 없다. 실제로 태양광 에너지라기보다 ‘광원 전반’을 전력으로 쓰는 구조라 집/사무실 환경 대부분에서 자가충전 가능하다.
완전히 어두운 환경에서 4개월 사용이 가능한 조건은?
완전 충전 상태를 기준으로 야간 근무실처럼 빛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도 약 4개월 버틴다. 이 값은 블루투스 연결 유지, 기본적인 타이핑 빈도 등을 감안한 평균치라 일반적인 실사용에서는 더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배터리를 교체하거나 분리해서 충전할 수 있나요?
내장형 전용 배터리 구조라서 분리 충전이나 교체는 고려되지 않았다. 대신 수명을 10년 단위로 잡고 설계되어 일반 소비자 관점에서 ‘관리 필요 없음’ 쪽에 가깝다. 충방전 사이클을 길게 가져가는 전략이라 장기 안정성이 핵심이다.
USB Type-C 충전 미지원이 불편하지 않을까요?
설계 철학 자체가 “충전 개념을 없애는 것”이라 포트를 넣지 않았다. 불편 요소를 해결하려고 만든 제품이기 때문에 오히려 포트가 있다면 기존 키보드처럼 다시 케이블에 의존하게 되고 컨셉이 흐려진다. 충전 미지원이 단점이 아니라 정체성에 가까운 방향성이다.
블루투스 연결 안정성은 어떤 편인가요?
K780·MX Keys 시리즈에서 사용되던 동일 계열의 무선 기술 기반이라 연결 안정성은 이미 검증된 편이다. 이지스위치로 기기 전환 시 딜레이가 거의 없고, 맥/윈도우 전환 시 단축키 레이아웃 변경도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게임용으로도 적합한가요?
가위식 스위치 기반이라 반발력이 강한 기계식 수준의 빠른 키입력 피킹을 기대하는 용도보다는 문서작업·업무환경에 더 최적화되어 있다. 정교한 타건감이 장점이라서 개발자, 작가, 회계·오피스 사용자에게 더 어울린다.
야외에서도 충전되나요?
빛이 존재하면 어떤 환경이든 충전된다. 다만 직사광선 위주의 ‘급속 충전 개념’이라기보다 실내 조도 수준에서도 지속 충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장기형 충전 시스템이다. 야외라고 해서 특별히 더 유리하거나 불리하진 않다.
맥북·아이패드·윈도우PC를 섞어서 쓰는 경우에도 문제 없나요?
OS 혼합 사용자에게 가장 유리한 키보드 중 하나다. 버튼 하나로 전환하고 자동으로 단축키 매핑이 바뀌기 때문에 세 대를 오가며 쓰는 사람일수록 체감 효용이 크다. 특히 태블릿·노트북·데스크톱 삼각 조합 사용자라면 활용도가 높다.
환경 측면에서 어떤 장점이 있나요?
배터리를 소비하지 않는 구조 자체가 가장 큰 친환경 포인트다. 외장 플라스틱 중 70%가 재활용 소재이고 10년 단위로 사용하는 충전팩 구조라서 불필요한 폐배터리 배출이 사라진다. 친환경 마케팅을 위한 ‘포장용’ 접근이 아니라 제품 수명 설계 단계에서 반영되어 실효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