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서 갤럭시로 못 넘어가는 이유|폴드8 앞에서도 망설인 16년 앱등이
제목만 보면 어그로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요.이건 갤럭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제가 진짜로 반복하는 고민입니다.
저는 2010년 아이폰4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스마트폰은 거의 아이폰만 사용했습니다.
그렇다고 흔히 말하는 애플 감성 때문에 아이폰을 고집하는 건 아닙니다.

아이폰X 이전까지만 해도 애플 특유의 디자인이나 감성이 좋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이유로 아이폰을 쓰고 있다는 생각은 거의 없습니다.
이미 너무 많은 기기와 데이터가 애플 생태계 안에 연결되어 있어서 떠나는 과정이 귀찮고 불안해진 것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게 생각보다 무섭습니다.
갤럭시 신제품이 나오면 언팩부터 언박싱, 성능 테스트, 카메라 비교까지 웬만한 리뷰는 다 찾아보는 편입니다.
IT 블로그를 운영하다 보니 일반 사용자보다 새로운 기기에 관심도 많은 편이고요.
특히 갤럭시 울트라의 줌 카메라나 Z 폴드처럼 아이폰에는 없는 사용 경험을 보면 한 번씩 정말 흔들립니다.
이번에는 갤럭시 Z 폴드8이 나왔을 때 바꾸고 싶다는 생각이 거의 피크였습니다.
그런데 또 아이폰 듀오가 나오면서 마음이 흐지부지됐습니다.
이러다가는 정말 평생 애플 생태계에 갇혀 사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아이폰이 좋은 게 아니라 그냥 너무 익숙해져 버렸다
제가 아이폰을 계속 쓰는 이유를 하나씩 생각해보면 CPU 성능이나 카메라 화질 같은 스펙보다 훨씬 사소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사소한 기능이 10개, 20개씩 겹치면서 하나의 생태계가 된다는 것입니다.
1. 2010년부터 쌓인 사진과 GPS 위치정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사진입니다.
아이폰4를 사용하던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촬영한 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특히 사진에 GPS 위치정보가 들어 있기 때문에 사진 앱의 지도를 펼쳐보면 예전에 여행했던 곳이나 출장 갔던 도시가 그대로 표시됩니다.
사진 한 장 한 장을 찾지 않아도 지도를 확대하면서
하고 10년이 넘은 기억을 다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사진파일 몇만 장이라고 생각하면 갤럭시로 옮기는 건 어렵지 않습니다.
Smart Switch를 비롯한 데이터 이전 방법을 이용하면 아이폰의 사진이나 연락처 등을 갤럭시로 옮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촬영 날짜·GPS 위치·앨범 구조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그래서 기기 변경을 생각할 때마다 이 부분부터 겁이 납니다.
2. 가족 전체가 이미 나의 찾기 안에 있다
두 번째는 애플 나의 찾기입니다.
저 혼자 아이폰을 사용한다면 사실 큰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가족들도 모두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나의 찾기를 실행하면 가족 위치뿐만 아니라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에어팟 등 여러 기기가 한 번에 표시됩니다.
이 기능을 매일 사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필요할 때는 정말 편합니다.
결국 저 혼자 갤럭시로 넘어가면 스마트폰 하나만 바뀌는 게 아니라 가족 단위로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제 스마트폰 하나가 떨어져 나오는 느낌이 됩니다.
물론 삼성 역시 삼성계정을 중심으로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워치, 버즈 등을 연결할 수 있고 최근에는 가족 기기 공유 기능도 강화되고 있습니다.
▶ 갤럭시 가족 기기 공유 설정|Quick Share·자동 핫스팟 연결
3. 아이폰보다 사실 아이패드 때문에 못 넘어간다
저는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닙니다.
폰은 작은 모델을 선호하고 영상이나 웹서핑 같은 콘텐츠 소비는 주로 아이패드로 합니다.
그래서 에어팟을 끼고 아이패드로 영상을 보고 있다가 아이폰으로 전화가 오거나 다른 애플기기를 사용할 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지금 환경이 상당히 편합니다.
와이파이도 비슷합니다.
아이폰에서 연결했던 네트워크를 다른 애플 기기에서 다시 입력할 일이 거의 없고 가족끼리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것도 자연스럽습니다.
없어도 살 수 있는 기능을 10년 넘게 당연하게 사용하다가 갑자기 없어졌을 때 느끼는 역체감입니다.
갤럭시로 넘어간다고 에어팟을 버려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에어팟은 일반 블루투스 이어폰처럼 갤럭시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일부 애플 전용 연동 기능까지 똑같이 사용하는 건 어렵습니다.
▶ 에어팟 갤럭시 연결 및 블루투스 설정 문제 해결
4. 맥북까지 들어가면 이야기가 더 복잡해진다
회사에서는 윈도우 노트북을 사용하지만 외부에서는 주로 맥북에어를 사용합니다.
제가 맥북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거창하지 않습니다.
배터리가 오래가고 넓은 터치패드가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이폰과 같이 사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 아이폰에서 복사한 텍스트를 맥북에서 바로 붙여넣기
-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맥에서 바로 확인
- AirDrop으로 원본 파일 전송
- 외부에서 아이폰 핫스팟 연결
하나씩 떼어놓고 보면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있습니다.
문제는 그 대체 방법을 일일이 찾아서 설치하고 설정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장벽도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최근 갤럭시에서는 Quick Share를 이용해 아이폰·아이패드 등 애플기기와 직접 파일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이 확대되고 있어 예전처럼 무조건 카카오톡이나 클라우드를 거칠 필요가 줄고 있습니다.
▶ 갤럭시 Quick Share로 아이폰 파일 전송 직접 써본 후기
그렇다고 아이폰이 편하기만 한 건 아닙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완전히 앱등이 고백처럼 보일 수 있는데요.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를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편한 것도 그냥
하면서 적응하고 살았던 부분도 많을 겁니다.
전화번호 010과 +82-10 문제
개인적으로 꽤 싫어하는 부분입니다.
연락처에 분명 저장되어 있는 사람인데 번호 형식이 꼬이면서 이름 대신 숫자만 표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연락처를 정리해주는 앱도 사용해봤지만 수년 동안 쌓인 연락처를 완벽하게 정리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파일 관리는 여전히 안드로이드가 부럽다
아이폰에도 파일 앱이 있고 예전에 비하면 파일 관리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윈도우 PC처럼 생각하면서 사용하면 아직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은 저장공간 안에서 파일을 옮기거나 외부장치와 연결하는 개념이 좀 더 직관적으로 느껴집니다.
저야 결국 귀찮으면 맥북을 열어버리지만 스마트폰 하나로 업무를 많이 처리하는 사용자라면 갤럭시의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통화녹음은 가능해졌지만 제가 원하는 방식은 아니다
예전에는 아이폰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통화녹음을 이야기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문제는 제가 원하는 게 중요한 통화마다 녹음버튼을 직접 누르는 방식이 아니라 모든 통화를 자동으로 저장해두고 필요할 때 찾아보는 방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저는 필요한 경우 맥세이프 카드지갑 형태의 별도 녹음기도 사용하는데 이것도 자동녹음이 아니다 보니 미처 녹음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게다가 녹음파일에 상대 전화번호가 자동으로 연결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나중에
“이게 누구랑 한 통화였지?”
하고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것도 번거롭습니다.
삼성월렛은 한번 제대로 맛보고 싶다
아이폰에서도 Apple Pay나 네이버페이를 사용하고 있고 맥세이프 카드지갑에 실물 카드를 넣고 다녀서 결제가 안 돼서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갤럭시 사용자들이 삼성월렛을 쓰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부럽기는 합니다.
특히 여러 장의 카드와 교통카드 등을 스마트폰에 몰아 넣어 쓰는 사람이라면 체감은 더 크겠죠.
갤럭시 Z 폴드8에서 정말 흔들렸던 이유
그동안 갤럭시 신제품을 보면서도
“좋네.”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폴드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외부에서 업무를 보는 일도 많고 웹페이지를 확인하거나 자료를 읽는 일, 콘텐츠 소비도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스마트폰인데 펼치면 태블릿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폴드의 구조 자체가 제 사용패턴과 상당히 잘 맞습니다.
특히 제가 평소 사용하는
↓
갤럭시 Z 폴드 한 대
로 일부 사용패턴을 통합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문제는 아이폰 듀오까지 등장하면서
라는 마지막 명분까지 애매해졌다는 겁니다.
실제 아이폰에서 폴드로 넘어간 사람 얘기를 들어보니
재미있는 건 저처럼 오랫동안 애플기기를 사용하다가 갤럭시 폴드로 넘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보다 만족도가 높다는 겁니다.
특히 아이폰뿐만 아니라 에어팟, 애플워치, 아이패드, 맥북까지 사용하다가 넘어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진은 옮길 수 있지만 직접 확인은 필요하다
사진과 연락처 등 대부분의 기본 데이터는 옮길 수 있습니다.
다만 저처럼 오래된 사진의 날짜와 GPS 정보까지 중요하다면 기기 변경 직후 반드시 확인해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메신저나 다른 클라우드를 거쳐 저장한 사진은 애초에 원본 EXIF 정보가 사라져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도 생태계를 만들면 꽤 강력하다
갤럭시 스마트폰만 덜렁 하나 들여오면 애플 생태계를 잃는 느낌이 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갤럭시탭, 갤럭시워치, 갤럭시버즈까지 맞추기 시작하면 삼성도 꽤 강력한 생태계가 만들어집니다.
결국
내가 지금까지 어느 생태계에 돈과 시간을 더 많이 투자했느냐의 차이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다만 애플워치는 조금 다릅니다.
갤럭시로 메인폰을 바꾸면서 기존 애플워치를 그대로 완벽하게 연동해 사용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애플워치 사용자라면 이 부분도 전환 비용에 포함해야 합니다.
▶ 갤럭시에서 애플워치 사용할 수 있을까? 아이폰 없이 연동 가능한지 정리
아이폰과 갤럭시 성격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
두 운영체제의 차이를 아주 단순하게 표현한다면 저는 이렇게 느낍니다.
| 구분 | 아이폰 | 갤럭시 |
|---|---|---|
| 기본 성격 | 기본 설정 그대로 써도 편함 | 내가 설정할수록 편해짐 |
| 파일관리 | 상대적으로 제한적 | PC처럼 자유로운 편 |
| 연동 | Mac·iPad·AirPods와 강점 | Galaxy Tab·Watch·Buds와 강점 |
| 결제 | Apple Pay 중심 | Samsung Wallet 강점 |
| 폴더블 | 이제 선택지 확대 | 오랜 폴드 경험과 멀티태스킹 |
아이폰은 알아서 필요한 것만 해주는 느낌이라면 갤럭시는
“이 기능도 있는데?”
“이렇게도 바꿀 수 있는데?”
“이것도 자동화할 수 있는데?”
하면서 계속 선택지를 내놓는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오히려 그 설정이 귀찮을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한번 제대로 세팅해두면 내가 원하는 스마트폰으로 만들어 쓰는 재미는 갤럭시 쪽이 훨씬 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갤럭시로 넘어가야 할까요?
이 글을 쓰면서 오히려 결론이 조금 정리됐습니다.
저처럼 아이폰을 16년 가까이 사용한 사람은
아이폰을 팔고 하루아침에 갤럭시로 넘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갤럭시가 실제로 불편한 건지, 아니면 16년 동안 사용했던 익숙함이 사라져서 불편한 건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은 그대로 두고 갤럭시를 서브폰으로 써보는 방법
저라면 오히려 아이폰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갤럭시를 몇 달 같이 사용해볼 것 같습니다.
- 삼성월렛 결제
- 자동 통화녹음
- Quick Share 파일전송
- 자유로운 파일관리
- 폴드 멀티태스킹
- 갤럭시 AI 기능
- 윈도우 PC 연동
이런 기능들을 일부러 갤럭시에서 사용해보는 겁니다.
몇 달 뒤
라는 생각이 들면 그때 메인폰을 바꾸면 됩니다.
반대로 몇 달을 사용했는데도 계속 아이폰을 찾는다면 그때는 마음 편하게 아이폰을 쓰면 됩니다.
제가 원하는 건 갤럭시가 아니라 선택권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갤럭시로 바꾸고 싶은 이유는 갤럭시가 아이폰보다 무조건 좋아 보여서가 아닙니다.
아이폰밖에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르는 상태가 싫은 것에 더 가깝습니다.
IT 블로그를 운영하고 새로운 전자제품을 좋아하면서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제대로 사용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가끔 아쉽습니다.
아이폰과 갤럭시를 둘 다 충분히 사용해본 다음
라고 말하는 것과
“갤럭시는 잘 모르겠고 아이폰밖에 못 써서 아이폰을 쓴다.”
는 꽤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에게
“불편한 거 없으면 아이폰 계속 쓰면 되지 굳이 왜 갤럭시를 쓰려고 하냐?”
라고 묻는다면 그 말도 맞습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을 앞으로 몇십 년은 더 사용할 텐데 적어도 iOS와 안드로이드 정도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문제는 갤럭시로 넘어가려고 마음먹을 때마다 애플도 뭔가 하나씩 내놓으면서 다시 발목을 잡는다는 겁니다.
아이폰 듀오가 나와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저는 정말 평생 애플 생태계에서 못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폰 오래 쓰다 갤럭시로 넘어간 분들의 경험이 궁금합니다
저처럼 아이폰을 10년 이상 사용하면서 맥북, 아이패드, 에어팟, 가족 공유까지 묶여 있는 사람이 갤럭시로 넘어간다면 어떤 부분에서 가장 큰 역체감이 생길까요?
반대로 아이폰을 오래 사용하다 갤럭시로 넘어간 분이라면
“이 기능 하나만으로도 갤럭시로 넘어올 가치가 있었다.”
싶었던 기능도 궁금합니다.
특히 폴드 사용자분들의 이야기가 제일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정말 한번 넘어가 볼 수 있도록 댓글로 등을 좀 떠밀어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