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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카드 가격 폭등의 진짜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DDR4 DDR5 모두 흔들리는 DRAM 시장 분석

잡가이버 202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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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이 들썩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메모리카드 가격이 왜 이래?”라는 말이 나오는 게 당연할 정도가 됐다. 예전 같으면 16GB DDR5 하나, DDR4 32GB 하나 정도는 큰 고민 없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메모리가격을 한 번 보고 한숨부터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 DIY 시장 기준으로만 봐도, 삼성 DDR5 16GB 모듈 가격이 몇 달 새 세 배 가까이 뛰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니까 말 다 한 거다. 이 흐름은 단순히 일시적인 재고 부족이라기보다는, DRAM 업계 전체가 구조적으로 가격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에 가깝다.

이번 메모리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몇 가지가 겹쳐 있다.

메모리카드 가격 폭등의 진짜 원인과 앞으로의 전망? DDR4 DDR5 모두 흔들리는 DRAM 시장 분석

먼저, 지난해와 재작년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침체를 겪으면서 주요 업체들이 생산을 크게 줄였다. 삼성, SK하이닉스, 마이크론 같은 DRAM 3사는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떨어지자 라인 가동률을 낮추고 투자를 미뤘다.

그 여파가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드러난 거다. 공급은 줄었는데, 수요는 예상보다 빨리 회복되기 시작했다. PC와 스마트폰 쪽 수요가 조금씩 살아나고, 서버·데이터센터 시장은 AI 붐 덕분에 오히려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러다 보니 DRAM 전체 물량이 빠듯해졌고, 자연스럽게 DDR4와 DDR5 쪽 메모리가격도 같이 들썩인 거다.

여기에 AI 열풍이 결정타를 날렸다. 챗GPT 이후로 전 세계 클라우드 업체들이 HBM, GDDR, 서버용 DDR5를 공격적으로 사들이면서 DRAM 공장들이 고부가 제품 위주로 라인을 재배치하고 있다.

HBM 같은 AI용 메모리는 같은 웨이퍼를 써도 훨씬 비싸게 팔 수 있고, 마진도 크다.

그러다 보니 일반 소비자용 DDR4, DDR5에 쓸 수 있는 생산 여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서버와 AI 쪽이 너무 맛있는 장사라 일반 PC용 메모리가 뒤로 밀려난 상황이다.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이상, 메모리가격이 예전 수준으로 쑥 떨어지기는 쉽지 않다.

한국 DIY 시장에서 가격 충격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체감 기준점이 너무 선명하기 때문이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6GB DDR5-5600 모듈 하나가 5~7만 원 선이었고, DDR4 32GB 키트도 10만 원 안쪽에서 괜찮은 제품을 고를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DDR5 16GB 하나가 20만 원을 넘나들고, DDR4도 예전처럼 “어차피 싸니까 그냥 넉넉하게 사자”라는 말이 잘 안 나오는 가격대가 됐다. 중고 시장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품이 비싸지면 자연스럽게 중고 시세도 따라 올라간다. 예전에 팔았던 가격보다 비싸게 다시 사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다.

유통 환경도 한몫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이 메모리 단품 판매를 줄이고 메인보드와 묶음으로만 판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메모리카드 가격이 올라가면, 판매자 입장에서는 재고 리스크와 가격 변동 위험이 커진다.

그래서 “메모리만 따로 팔기보단, 본체 구성과 묶어서 팔자”는 식의 움직임이 나오는 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강매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예전 같으면 단품으로 사서 원하는 보드와 조합하던 램 구성이, 이제는 유통 구조 때문에 선택지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런 가격 인상은 PC용 메모리카드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노트북, 미니 PC, 완제품 데스크톱에도 바로 반영된다. 제조사와 유통사가 마진을 유지하려면 부품 원가가 늘어난 만큼 제품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그렇다고 무한정 올리기도 어렵기 때문에 메모리 용량을 줄이거나, DDR5 대신 DDR4 구성으로 내놓는 식의 타협이 생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같은 가격에 예전보다 낮은 사양을 받거나, 같은 사양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돈을 내야 하는 그림이 되는 거다.

그래픽카드도 예외는 아니다. GPU는 코어와 메모리가 한 몸처럼 움직인다. GDDR과 HBM 가격이 같이 올라가면, 제조사 입장에서는 그래픽카드 완제품 가격을 손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GPU 제조사와 AMD가 “메모리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불가피”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고,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MSRP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 메모리 하나가 비싸지면, 그걸 사용하는 모든 기기 가격이 줄줄이 따라 올라가는 구조라서, 단순히 PC 램 가격만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일단 단기간에 메모리가격이 예전처럼 폭락하는 시나리오는 기대하기 어렵다. DRAM 회사들이 최근 실적을 통해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당분간 생산 확대보다는 수익성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기 때문이다.

즉, DDR4와 DDR5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시장을 가져가겠다는 뜻에 가깝다. 여기에 AI와 데이터센터 투자 흐름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서버용 DRAM과 HBM 비중은 계속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소비자용 메모리가격은 지금 수준 혹은 약간 더 높은 선에서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DRAM 업계는 사이클이라는 게 있어서, 어느 시점이 되면 다시 공급이 늘어나고, 수요가 꺾이면서 가격이 조정되는 구간이 온다.

AI 서버 투자도 무한정 늘어날 수는 없고, 각 회사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어느 정도 정점을 찍으면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 그 시점에는 HBM과 서버용 DDR5 쪽에서도 재조정이 일어나고, 자연스럽게 소비자용 DDR4, DDR5 쪽 재고 여유가 생긴다. 그때는 다시 메모리가격이 말랑해질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 “언제”를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는 거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 현실적인 선택지는 몇 가지 정도다.

첫째, 당장 업그레이드가 급하지 않다면 DDR4든 DDR5든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다.

특히 지금 쓰는 시스템이 게임과 작업에서 아직 충분하다면, 비싼 시기에 굳이 메모리카드를 늘리기보다, 가격이 꺾이는 타이밍을 기다리는 편이 낫다.

둘째, 꼭 지금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면 용량과 속도, 플랫폼을 냉정하게 조정하는 게 좋다. DDR5를 쓰는 최신 플랫폼이 꼭 필요하지 않다면, 검증된 DDR4 시스템으로 가성비를 노리는 방법도 여전히 유효하다. 다만 앞에서 말했듯 DDR4도 메모리가격이 예전만큼 싸지는 않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너무 조급하게 “지금이 꼭 정가의 꼭짓점일 것”이라고 단정짓고 서둘러 구매하는 것도 추천하기 어렵다.

DRAM은 워낙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 업체들의 생산 조정이나 거시경제 상황, 환율, AI 투자 속도 같은 변수에 따라 언제든 방향이 바뀔 수 있다. 지금 할 수 있는 건, 메모리카드와 관련된 뉴스와 가격 추세를 꾸준히 체크하면서, 내 사용 패턴에 맞는 타이밍을 잡는 것뿐이다. 한동안은 “예전처럼 싸게 사는 재미”를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왜 이렇게 비싸졌는지, 앞으로 어떤 변수들이 가격을 움직일지 알고 있으면 선택이 조금은 덜 답답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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