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자전거 리뷰

겨울용 자전거 핸들커버, 에르고미츠 바미츠 vs 락브로스 실사용 비교

잡가이버 2025. 11. 21. 11:38
728x90
반응형

겨울용 자전거 핸들커버 에르고미츠 바미츠 실사용 후기

겨울 자전거 라이딩용 에르고미츠 바미츠 핸들커버

겨울에 자전거를 탈 때 제일 먼저 얼어붙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다들 한 번쯤은 손끝, 발끝, 그리고 얼굴을 떠올릴 거다.

특히 손이 한 번 얼어붙기 시작하면 브레이크 잡는 감각도 둔해지고, 변속할 때마다 움직임이 굼떠져서 라이딩 자체가 재미가 없어지기보다 위험해지기 쉽다.

그래서 얼굴은 바라클라바나 버프, 발은 슈커버나 윈터부츠로 막고, 손은 핸들커버(바미츠)로 보호하는 조합이 겨울 라이딩에서는 거의 정석처럼 자리 잡는 중이다.

두꺼운 겨울 장갑만으로 버티는 것도 방법이긴 한데, 장갑이 두꺼워질수록 그립감이 무뎌지고 브레이킹 감각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로드나 미니벨로처럼 브레이크 레버 스트로크가 민감한 자전거는 장갑 두께가 조금만 과해져도 손맛이 확 달라진다.

게다가 장갑 안에서 손이 땀으로 젖기 시작하면, 찬바람 맞으면서 식어버리는 순간부터는 오히려 더 시리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장갑은 너무 두껍게 가지 않고, 그 위에 바미츠를 씌워서 바람을 잘라주는 방식이 체감 온도와 컨트롤 둘 다 잡기 좋다.

예전에는 정품 바미츠가 국내에서 8~1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어서 꽤 부담스러웠다. 그때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파는 락브로스 RockBros 핸들커버를 2만 원 정도에 구입해서 사용했었고, 영하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적당한 겨울 장갑과 함께 0℃ 전후 날씨까지는 충분히 버텨줬다.

실사용 기준으로 두세 달 정도는 꽤 만족하면서 잘 썼다.

“이 가격에 이 정도면 괜찮다” 싶은 제품이었지만, 아무래도 8~10만 원대 제품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한계는 분명했다. 그러던 중 국내 오디바이크에서 에르고미츠(Ergomitts)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바미츠를 유통하기 시작했고, 3만 원대라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락브로스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을 꽤 많이 손보고 나온 제품이라 궁금해서 바로 바꿔보게 됐다.

기본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락브로스 → 에르고미츠로 넘어오고 나서는 겨울용 핸들커버에 대한 아쉬움이 거의 사라졌다.

락브로스 바미츠를 쓰면서 느꼈던 아쉬운 점

락브로스 핸들바커버 바미츠 외형
락브로스 핸들바커버 바미츠 장착 모습

락브로스 바미츠의 가장 큰 장점은 누가 뭐래도 가격이다. 2만 원 안팎의 가격에 이 정도 보온력과 편의성을 제공해 주는 제품이 많지 않아서, 입문용이나 “겨울에 잠깐만 타보자” 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꾸준히 겨울에도 라이딩을 하는 입장에서 꼽아보면, 단점이 조금씩 거슬리기 시작한다.

첫 번째는 두께다. 너무 두꺼우면 답답해질 수 있지만, 락브로스는 그 반대로 전체적으로 얇고 흐물거리는 편이라 형상 유지력이 약하다. 바람을 정면으로 오래 맞다 보면 재질이 조금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있어서, 손을 뺐다 넣을 때마다 미묘하게 거슬릴 때가 많았다.

두 번째는 고정력이다. 장착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업힐 중에 땀 차서 손을 살짝 빼려고 했을 때 핸들커버가 통째로 움직이거나 빠질 듯이 돌아간 적이 몇 번 있었다. 특히 서서 페달링하면서 상체를 흔드는 순간에 이런 느낌이 오면 꽤 아찔하다. 실제로 몇 번은 진짜 넘어질 뻔하기도 했다.

그래서 “가격 대비 나쁘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그래도 진짜 겨울용 세팅으로 오래 가져가려면 좀 더 묵직하고 안정적인 제품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겨울철 꽁꽁 언 한강 자전거도로
꽁꽁 언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바미츠의 필요성을 체감

이런 경험을 몇 번 겪고 나니, 날씨가 진짜로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오늘은 그냥 에르고미츠 달고 나가자”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에르고미츠 바미츠로 바꾼 후 달라진 점

에르고미츠 바미츠 로드용 미니벨로 장착 모습

에르고미츠를 처음 장착했을 때 느낌은 간단했다. “아, 딱 겨울 전용답다.”

우선 전체 두께가 락브로스보다 확실히 두껍다. 네오프렌 계열 소재를 사용해서 형상 유지력이 좋고, 손을 뺐다 넣어도 입구가 흐물거리면서 말려 들어가는 느낌이 적다. 덕분에 중간중간 손을 꺼내서 땀을 식히고 다시 넣는 동작이 훨씬 자연스럽다.

고정력도 확실히 개선됐다. 핸들바와 스템, 케이블 위치를 감안해서 잡아주는 구조라서, 업힐에서 땡겨 잡거나 댄싱을 해도 커버가 돌아가거나 빠질 듯한 불안감이 거의 없다. 이 부분이 가장 크게 체감되는 차이였다.

디자인도 상대적으로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편이라, 도심 라이딩이나 출퇴근용 자전거에도 부담 없이 어울린다. 배송도 국내 유통 덕분에 하루이틀이면 도착하는 편이라 시즌을 앞두고 준비하기 좋았다.

가격은 락브로스보다 약 1만 원 정도 비싸지만, 보온력·고정력·완성도까지 묶어서 보면 “차라리 에르고미츠가 낫다” 쪽에 손을 들어주게 된다.

에르고미츠 MTB·ROAD 이너·ROAD 아웃케이블 3가지 타입

에르고미츠는 핸들 구조에 맞게 총 3가지 타입으로 나온다.

MTB용 / ROAD 이너케이블용 / ROAD 아웃케이블용

에르고미츠 투어 미니벨로 장착 모습

MTB 플랫바, 이너 케이블 로드, 아웃 케이블 로드까지 세팅이 다 다르기 때문에, 타입을 잘 맞춰서 골라야 한다. 이 부분만 한 번 체크해 두면 나머지는 크게 어렵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세 가지 타입을 모두 가지고 있다. 미니벨로, 로드, 브롬톤까지 다 겨울에도 타다 보니, 자전거마다 따로 달아두는 편이 훨씬 편했다.

에르고미츠 로드 사이클링 겨울 라이딩

전반적인 소재는 두꺼운 네오프렌으로, 바람을 잘 막아주면서도 바깥 실루엣이 흐트러지지 않는다. 손을 넣고 빼도 입구가 쳐지지 않고 형태를 유지해서, 야간 라이딩에서도 조작감이 안정적이다.

반대로 락브로스는 상대적으로 얇아서 바람이 강하게 불거나 속도를 끌어올리면 흐물거리는 느낌이 조금 더 두드러진다. 체감 온도 차이도 에르고미츠 쪽이 조금 더 여유가 있다.

에르고미츠 브롬톤 MTB 겸용 장착

MTB용 모델에는 안쪽에 추가 고정 끈이 들어 있어서, 브롬톤 같은 접이식 자전거에 장착해도 꽤 안정적으로 버텨준다. 다만 브롬톤이나 미니벨로처럼 핸들바 길이가 짧은 자전거는, 핸들바 폭을 미리 재보고 구매하는 게 좋다. 너무 짧으면 안쪽이 조금 접히거나, 레버와 간섭이 생길 수 있다.

장착 방법과 세부 사진은 아래 링크에 따로 정리해 두었으니, 세팅 과정이 궁금하다면 한 번씩 눌러서 보는 걸 추천한다.

겨울용 핸들커버 에르고미츠 바미츠 FAQ

Q. 에르고미츠만 쓰고 장갑은 얇게 껴도 괜찮을까?

개인적인 체감으로는 0℃ 전후까지는 얇은 장갑 + 에르고미츠 조합으로 충분히 버틸 만하다. 다만 영하로 떨어지는 날에는 안쪽 장갑을 한 단계 두꺼운 걸로 바꿔주는 편이 마음이 편하다. 핸들커버는 바람과 찬 공기를 막아주는 역할에 가깝고, 기본적인 보온은 그래도 장갑이 담당해 주는 게 안정적이다.

Q. 로드, 미니벨로, 브롬톤까지 한 세트로 돌려 써도 될까?

물리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타입과 핸들바 폭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전거마다 맞는 모델을 따로 두는 편이 훨씬 편하다. 자주 옮겨 달다 보면 벨크로가 빨리 헤지기도 하고, 장착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레버 감각도 미묘하게 변한다. 겨울에 자주 타는 자전거가 두 대 이상이라면, 최소한 메인 자전거용 한 세트는 고정으로 두고 서브 자전거에는 락브로스 같은 가성비 모델을 섞어 쓰는 식도 괜찮다.

Q. 핸들커버 쓰면 밤에 레버나 시프터 위치 감이 더 떨어지지 않나?

처음엔 손을 넣었다 빼는 감각 때문에 어색할 수 있지만, 형상 유지력이 좋은 에르고미츠는 내부 공간이 일정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적응만 되면 오히려 두꺼운 장갑보다 감각이 더 낫다. 손가락 움직임은 그대로 두고, 바람만 막아주는 느낌이라 야간 라이딩에서 브레이크 포인트 찾기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Q. 비나 눈 오는 날에도 써도 될까?

네오프렌 특성상 어느 정도의 생활 방수는 기대할 수 있지만, 계속 비를 맞으면 겉면이 젖을 수밖에 없다. 눈·비 예보가 있을 때는 라이딩이 끝나고 나서 최대한 빨리 물기를 털어내고, 안쪽까지 충분히 말려 두는 게 좋다. 젖은 상태로 방치하면 냄새와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Q. 겨울 시즌이 끝나면 어떻게 보관하는 게 좋을까?

완전히 건조된 상태에서 접지 말고 최대한 편하게 펼쳐서 보관하는 게 좋다. 너무 심하게 접어 두면 다음 시즌에 꺾인 부분이 그대로 자국으로 남을 수 있다. 큰 박스 안에 넣어두거나, 옷걸이에 걸어 두는 방식도 괜찮다.

결론적으로, 가볍게 겨울 맛만 보려면 락브로스도 여전히 쓸 만하지만, 매년 겨울을 꾸준히 타고 싶다면 에르고미츠 바미츠 쪽이 한 번 세팅해 두고 오래 가져가기 좋다. 손이 따뜻해지면 라이딩 자체에 집중할 여유가 생기니까, 겨울 자전거 세팅에서 핸들커버는 생각보다 우선순위가 높다.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