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자전거 리뷰

클릿 피팅 안 잡히는 발목 무릎 흔들림 결국 발 아치가 답 - 커스텀 인솔을 고민하는 이유

잡가이버 2025. 11. 3.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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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 사이클 하이브리드 선수에게 평발이 치명적인 이유는 뭘까?

로드를 탄 지 15년이 넘었지만, 생각해보면 장비는 수도 없이 바꾸면서도 정작 “”에 대해서는 가장 늦게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최근 페달링 상사점에서 무릎이 바깥으로 벌어지고 발목이 안쪽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더 심해지면서 처음엔 피팅 문제라고 생각했다. 슈즈도 여러 개 바꿔가며 테스트해봤다.

무릎과 발목이 안좋아 테이핑까지 해봤지만 효과가 그다지 좋진 않았다.

마빅 코스믹 얼티메이트나 상급 모델에서는 좀 잡힐 때도 있었지만 지지력이 조금만 떨어지는 모델로 내려오면 바로 다시 무너진다. 더 흥미로운 건 그래블에서 크랭크브라더스 클릿을 쓸 때도 똑같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런데 평페달이면 이런 불편이 거의 사라진다. 이쯤 되면 피팅의 문제가 아니라 내 “발 구조 자체가 붕괴된 상태”라는 쪽으로 결론이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평발이나 아치무너짐이 있는 사람의 특징은 자전거뿐 아니라 러닝·마라톤에서도 동 일한 패턴이 나타난다.

달릴 때 발이 안으로 과내전되면서 무릎 정렬이 틀어지고, 장거리를 뛸수록 종아리와 아킬레스 쪽 피로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몰린다. 그래서 마라톤 러너들이 시다스나 커스텀 인솔을 많이 쓰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충격을 줄여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정렬이 틀어지는 걸 구조적으로 막아주는 장치”가 필요한 것이다.

사이클은 충격이 거의 없어서 문제가 덜 드러날 뿐, 기본 구조가 무너지면 결국 페달링 안정성이 흔들리게 된다.

실제로 솔스타 카본 인솔이나 시다스 기성품도 사용해봤다.

솔스타는 확실히 ‘잠궈주는’ 성향이라 페달축 위에서 발이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있다. 러닝으로 치면 과내전을 강하게 눌러주는 고정형 모션컨트롤화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내 아치 형태와 각도가 완벽히 일치하지 않다 보니 어느 지점부터는 “받쳐주는 느낌”이 아니라 “멈춰버린 느낌”으로 바뀐다.

시다스는 구조는 잘 잡아주지만 ‘평발 패턴이 심한 사람에게는 교정 깊이가 살짝 아쉬운’ 구간이 있다. 기성품으로는 어느 수준 이상을 넘어가기 어렵다는 걸 체감하고 나니까 자연스럽게 커스텀으로 시선이 옮겨가게 된다.

문제는 비용이다. 강남에서 유명하다는 커스텀 시다스는 28만원대.

선수들이 많이 쓰는 만큼 성능은 충분히 검증됐지만 심리적으로 쉽게 결정하기엔 꽤 높은 금액이다. 반면 도디치는 가격대가 확실히 부담이 덜한 편이라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도디치는 후기나 실사용 체감 데이터가 많이 쌓여있지 않아서 ‘실력 있는 제작자’를 어떻게 판별하느냐가 관건이다.

사실 커스텀 인솔은 깔창 자체의 성능만큼 중요한 게 측정하고 설계하는 사람의 노하우라, “브랜드 네임보다 제작자 퀄리티”가 결과를 결정한다.

사이클에서 인솔을 교체하면 피팅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도 러닝과 완전히 동일하다.

발 정렬이 무너지면 신발 안에서 이미 축이 틀어진 상태로 힘을 전달하게 되고, 피팅은 그 상태를 뒤에서 따라잡는 “보정”이 되는 구조다. 반대로 커스텀 인솔은 무너진 축 자체를 원점에서 다시 세워준다.

러너들이 무릎통증 때문에 쿠션화를 바꿨다가 결국 인솔로 정착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자전거 역시 세팅으로 미봉책을 쓰는 것보다 구조를 바로잡는 쪽이 더 근본적인 해결이다.

결국 나는 지금 단순히 “더 편한 깔창”을 찾는 게 아니라, 내 체형을 처음부터 다시 세팅하는 과정에 들어간 느낌이다. 아치가 다시 살아나면 무릎/골반 정렬이 잡히고, 러닝에서는 착지 안정성이 생기며, 자전거에서는 페달링 누설이 줄어든다.

기성품 인솔로 얻을 수 있는 건 여기까지라는 걸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이제는 커스텀으로 갈지 말지, 어디서 만들지가 마지막 퍼즐처럼 남아있다.

커스텀 인솔을 만들기 전에 먼저 점검해야 하는 건 ‘브랜드’가 아니라 내 발이 어떤 방식으로 붕괴되고 있는가라는 부분이다.

발모

같은 평발이라도 붕괴의 방향이 다르고, 그 각도가 다르고, 체중 실렸을 때 모양이 다르다. 사이클에서 상사점에서 무릎이 벌어진다면 발목의 안쪽 붕괴가 단순히 납작해지는 수준이 아니라 ‘회전’을 동반하고 있다는 뜻이고, 달릴 때 과내전이 심해지는 사람도 이 부류에 가깝다. 이런 타입은 커스텀에서 아치 높이만 세워주는 방식이 아니라, 발목면까지 안정화시키는 설계가 필요하다.

이걸 구별하지 못하면 고가 커스텀이라도 맞지 않는 깔창이 된다.

시다스처럼 편안함 기반의 커스텀은 장거리 러너나 워킹 위주의 사람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되는데, 사이클에서 발목 회전까지 교정하고 싶다면 ‘트래킹(축 흔들림)을 잡는 세팅’을 할 수 있는 제작자가 필요하다.

결국 결과물 품질을 좌우하는 건 깔창 재질이 아니라, 측정 방식과 엔지니어링 방향이다.

커스텀 받기 전, 최소한 이 세 가지는 미리 알고 들어가면 훨씬 실패 확률이 줄어든다.

  1. 정적 발 모양 vs 동적 패턴
    그냥 섰을 때 평발처럼 보이는 것과, 체중이 실리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러닝에서 착지 순간 흔들리는지, 자전거에서 페달링 압력이 걸릴 때 무너지는지 확인해야 한다.
  2. 후경골근 개입 여부
    발이 무너질 때, ‘근육이 못 버텨서’ 무너지는가, 아니면 ‘구조적으로 내려앉아버린 상태’인가. 전자는 운동 병행으로 개선폭이 크고, 후자는 커스텀이 더 필요하다.
  3. 붕괴 방향
    단순히 아래로 눌려서 납작해지는 저아치형인가, 회전을 동반한 회내인가. 이걸 알아야 아치 높이만 세우지 않고 축을 교정하는 설계가 된다.

이게 정리되면 남은 것은 ‘어디서 만들까?’인데 결국 방향성의 문제다.

시다스는 “착지 안정화 + 장거리 편안함”에 강점이 있고, 도디치는 제작자 퀄리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케이스라 성공하면 가성비가 아주 좋고 실패하면 단순 맞춤형 기성품 수준으로 끝난다.

캐니언 그래일

그래서 커스텀 인솔을 고민할 때 러닝·사이클 공통 기준은 브랜드가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피드백을 받아줄 수 있는 곳인가가 핵심이다. 내 발처럼 붕괴→회전 패턴이 있는 경우엔 측정 후 즉석에서 수정 값을 반영해주는 방식이 훨씬 유리하다.

사이클과 러닝을 같이 하는 사람일수록 이걸 더 크게 체감하게 된다.

러닝 때 붕괴된 패턴이 자전거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자전거에서 힘이 새는 구간이 러닝에서는 과내전 충격으로 돌아오기 때문인데 결국 같은 문제를 두 종목에서 다른 형태로 반복하는 셈이라, 커스텀 인솔 하나가 러닝 착지와 페달링 안정성을 동시에 바꿔주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지금 나는 마지막으로 실사용 후기를 더 찾아보고 있고, 실제로 방문하기 전에 내 붕괴 패턴을 정리해둔 상태다. 예전처럼 ‘편한 깔창’이 아니라, 내 하체 라인의 기초를 어디서부터 다시 세우느냐의 문제라서 결정을 조금 더 신중하게 하고 싶다. 어쩌면 이번에는 장비 업그레이드라기보다 체형 업그레이드에 더 가까운 선택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커스텀 인솔이라고 다 같은 커스텀이 아니다.

똑같이 본을 떴다 하더라도 어떤 관점으로 설계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온다. 어떤 곳은 발바닥을 편안하게 받쳐주는 수준에서 끝나고, 어떤 곳은 실제 보행·런닝·페달링 상황까지 가정해서 축을 설계하는 곳이 있다. 결국 가격이 비싼 이유는 재료 때문이 아니라 ‘측정 방식과 제작자의 이해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시다스가 비싸도 계속 선택되는 건 브랜드 파워 때문이 아니라, 제대로 하는 곳에서는 ‘동적 측정’을 기반으로 보정값을 잡아주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정적 발 모양만 보고 만들면 일상생활에서는 괜찮아 보이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달릴 때 다시 무너진다. 러닝·사이클 선수들이 굳이 커스텀으로 넘어가는 이유는 “서 있을 때의 발”이 아니라 “힘이 실릴 때의 발”을 교정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커스텀 받을 때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하는 건 장비가 아니라 절차다.

방문 전에 꼭 확인해야 할 기준

  1. 정적 측정만 하나 / 동적 측정 병행하나
  2. 발만 보나 / 무릎-골반 라인까지 읽고 설계하나
  3. 측정 → 제작 → 피드백 → 수정(리셋)이 가능한 프로세스인가
  4. 운동 종목(러닝/사이클)에 따라 방향값을 다르게 줄 수 있나

이 4가지를 모두 충족하는 곳이라면 브랜드가 어디든 결과는 좋을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어느 브랜드든 이 중 2~3가지만 빠져도 결국 ‘맞춤형 기성품’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게 커스텀 인솔이 “제작자 기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시다스는 강점과 약점이 모두 분명하다.

장점은 업력이 길어서 ‘룰’이 정교하다는 점.
단점은 지점별 편차가 있다는 점.
그래서 ‘시다스=좋다’가 아니라 ‘어느 지점이냐’가 본질이다.

도디치는 장점이 다르다.

브랜드 시스템보다는 제작자 개입 여지가 커서 잘 만나는 순간 가성비가 크게 올라간다.
다만 정보가 적어서 “어디가 잘하는 곳인지 판별법”이 필요하다.

결국 내가 지금 고민하는 건 “어떤 브랜드로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 맡기느냐”에 가까워졌다. 러닝까지 겸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래야 한다. 주법이나 착지가 무너지면 페달링 정렬에서도 같은 패턴의 붕괴가 반복된다. 한 군데만 해결한다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커스텀 인솔은 단순 보조장치가 아니라 아치를 통해 하체 라인을 리셋하는 장비다.

자전거에서 무릎이 뜨고 발목이 말리는 문제, 러닝에서 과내전으로 이어지는 충격, 장거리가 갈수록 실체적인 피로 누적이 어디서 오는지 알게 되면 결국 출발점이 “발”일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지금은 그 출발점을 제대로 다시 세팅해줄 제작자를 찾고 있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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