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원정대 결말 2가지 베르소 마벨 엔딩해석 후기
클레르 옵스퀴르 엔딩 비교, 마엘 엔딩 vs 베르소 엔딩
이번 글은 33 원정대 클레르 옵스퀴르의 스토리를 정리하면서 결말과 해석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스포일러가 가득하니 아직 플레이하지 않았거나 플레이 예정이라면 여기서 멈추는 게 좋을 것 같다. 다만 이 게임의 스토리는 워낙 복잡하고 반전이 많아 직접 경험하는 것과 글로 읽는 것의 체감이 다르니 참고 삼아 읽어도 괜찮을 것이다.
이야기는 크게 세 막으로 나뉘는데, 각 막은 서로 다른 인물의 시점과 감정, 그리고 가족이라는 테마를 따라간다. 단순히 원정대가 미지의 적을 쓰러뜨린다는 영웅담이 아니라, 가족의 상실과 집착이 만든 거대한 비극을 플레이어가 직접 목격하게 되는 구조다.
1막 – 구스타브의 비극
첫 막은 구스타브라는 인물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33 원정대의 일원으로, 연인 소피를 고마쥬로 잃은 뒤 모든 것을 걸고 원정대에 합류한다.
고마쥬란 거대한 거석에 새겨진 숫자와 연결된 현상으로, 해당 나이에 도달한 사람은 모두 재가 되어 사라지는 비극적 운명이다.
올해 숫자는 33, 그래서 대부분의 원정대원들은 33세에 맞춰 있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 바로 구스타브의 제자인 마엘이다. 아직 16세인 마엘은 세상의 진실을 알고 싶다는 이유로 원정에 동참한다.
처음의 전개는 구스타브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연인을 잃은 슬픔과 죽음을 각오한 각오, 그리고 원정대의 사명감이 어우러져 전통적인 RPG의 주인공 서사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곧 이 기대는 무너진다. 원정대 앞에 나타난 ‘르누아르’라는 정체불명의 노인이 원정대를 몰살시키고, 구스타브는 마엘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다. 플레이어가 키워온 주인공이 너무도 허무하게 사라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갑자기 ‘베르소’라는 새로운 인물이 나타난다.
구스타브의 능력치를 이어받으며 게임의 중심은 베르소로 넘어가지만,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교체로 낯설고 거리감이 생긴다. 이 과정이 바로 첫 번째 반전이다.
2막 – 베르소의 정체
베르소는 자신을 최초의 원정대, 즉 0 원정대의 일원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원정대를 이끌며 점점 페인트리스와 르누아르의 정체를 마주하게 된다. 사실 르누아르는 그의 아버지이며, 페인트리스는 어머니 알린이었다. 그들은 모두 현실 세계에서 뛰어난 화가 가문이었고, 캔버스를 통해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불행이 닥쳐 가족은 붕괴된다. 막내 알리시아가 화재 속에서 큰 상처를 입고, 오빠 베르소는 그녀를 구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휘말린 어머니 알린은 베르소가 남긴 미완성 캔버스로 들어가 세상 자체를 창조해버린다.
그녀는 그림 속에서만큼은 아들을 지켜내고 싶었고, 그 결과가 바로 뤼미에르라는 세계였다. 아버지 르누아르는 그런 집착을 막기 위해 그림 속으로 들어가 캔버스를 파괴하려 한다. 이 부부의 싸움이 수십 년간 이어지며, 그림 속의 모든 인물과 사건들이 그 영향 아래 놓이게 된 것이다.
베르소 역시 사실은 현실의 베르소가 아닌, 어머니의 집착으로 다시 그려진 존재였다.
그는 자신의 정체를 알기에 늘 불행했고, 진짜 자유는 스스로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플레이어는 그의 의도를 의심하거나 동정하면서도 끝까지 확신할 수 없게 된다.
3막 – 마엘의 선택
마지막 막은 마엘이 주인공으로 부상한다. 그는 사실 현실 세계의 알리시아, 즉 화재에서 살아남은 소녀였다.
그림 속으로 들어온 뒤 기억을 잃고 새로운 존재로 살아가며 16년을 보냈다. 그는 뤼미에르와 그곳의 사람들에게 애착을 갖게 되었고, 이 세계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반면 베르소는 그림 속의 삶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충돌이 발생한다.
여기서 두 가지 엔딩이 갈린다.
첫 번째는 마엘이 승리하는 경우다. 베르소는 그림을 지워달라며 간절히 부탁하지만, 마엘은 이를 거부한다.
그는 페인트리스가 되어 사람들을 다시 그려내고, 뤼미에르는 유지된다. 그러나 이는 결국 어머니 알린과 같은 집착의 길을 걷는 것으로, 엔딩에서는 점차 일그러져 가는 마엘의 얼굴이 비춰진다. 그녀의 선택은 사랑과 연민에서 비롯되었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비극의 반복이다.
두 번째는 베르소가 승리하는 경우다. 마엘은 그림 속에서 사라지고, 베르소는 오랜 시간 자신을 따라온 친구들과 작별한 뒤 소년의 손을 잡고 사라진다.
이 선택에서는 현실의 가족들이 다시 재회하지만, 그림 속에서 살아온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사라진다. 이들은 허구의 존재였지만 각자 진짜 인격과 삶을 가지고 있었기에, 플레이어는 그 상실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엔딩의 의미
두 엔딩 모두 결코 완전한 해피엔딩이 아니다. 하나는 집착의 굴레를 이어가는 선택이고, 다른 하나는 현실을 받아들이지만 수많은 존재들을 희생시키는 선택이다.
결국 이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영원한 것은 없고, 상실을 인정해야만 자유가 온다는 것. 그러나 그 과정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남겨진 자들에게 씁쓸함을 남긴다.
33 원정대 클레르 옵스퀴르는 전통적인 RPG의 구조를 따르는 듯하다가도 끊임없이 뒤틀어 플레이어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주인공이 바뀌고, 영웅담이 가족의 비극으로 전환되며, 최종 목표가 인류의 구원이 아니라 한 가정의 집착과 화해로 좁혀지는 과정은 충격적이면서도 독특하다.
그래서 끝내고 나면 “결국 이건 거대한 가족 드라마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칼을 빼들기 전에 대화로 풀 수도 있었던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각자의 상처와 집착이 너무 깊었기에 대화 대신 싸움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스토리 전개는 극단적이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다. 기억과 상실, 집착과 해방, 그리고 가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게임이라는 매체 속에서 이렇게 풀어낸 작품은 흔치 않다. 덕분에 결말을 본 후에도 오랫동안 곱씹게 된다.
33원정대 클리어 후기 결말해석 숫자가 줄어드는 이유, 그리고 남겨진 이야기들
태평양 어딘가, 거대한 비석에 새겨진 숫자 ‘100’. 그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며 인류의 나이 제한을 갱신하고, 결국은 문명의 끝으로 치닫게 되는 세계.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디스토피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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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33 원정대 클레르 옵스퀴르의 ‘클레르 옵스퀴르’라는 제목은 무슨 뜻인가요?
클레르 옵스퀴르는 회화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명암 대비’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제목은 빛과 어둠, 생명과 죽음, 현실과 허구처럼 게임 전반에 깔린 양극적 주제를 상징합니다. 단순한 미학적 표현을 넘어, 이야기 자체가 밝음과 어둠의 균형을 찾지 못해 결국 비극으로 치닫는다는 복선이기도 합니다.
게임 속 현실 세계와 그림 속 세계를 구분하는 단서는 무엇인가요?
게임에서는 현실과 그림을 구분할 수 있는 단서가 명확히 제시됩니다. 바로 에펠탑입니다.
에펠탑이 똑바로 서 있으면 현실 세계인 파리, 반대로 기묘하게 일그러져 있으면 그림 속 세계 뤼미에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단서 덕분에 플레이어는 어느 시점이 현실이고 허구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왜 페인트리스는 매년 숫자를 새겨 넣었나요?
많은 플레이어가 처음에는 페인트리스가 사람들을 직접 지워버린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녀는 경고를 보낸 것이었습니다.
그녀의 힘이 약해지면서 남편 르누아르가 캔버스를 파괴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특정 연령대가 고마쥬되었던 것입니다. 페인트리스는 단지 세상이 무너져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셈입니다.
뤼미에르 속 인물들은 모두 허구의 존재인가요?
뤼미에르 세계는 그림 속에 만들어진 허구이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은 개별적인 성격과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게임은 이 인물들을 단순한 NPC가 아니라 진짜 ‘삶’을 가진 존재로 묘사하기 때문에, 엔딩에서 이들이 사라질 때 플레이어가 허무함을 크게 느끼게 됩니다.
왜 이 게임은 전통적인 해피엔딩을 주지 않았을까요?
33 원정대 클레르 옵스퀴르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립을 다루지 않고, 집착과 상실, 그리고 화해라는 주제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입니다.
그래서 결말은 해피엔딩과 배드엔딩 어느 쪽으로도 정의되지 않는 회색 영역에 머뭅니다. 이는 플레이어에게 결정을 강요하기보다, 상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하게 만드는 장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엘과 베르소의 대립은 단순한 선택지 이상의 의미가 있나요?
마엘은 상처투성이 현실을 거부하고 그림 속에서라도 삶을 이어가고자 했고, 베르소는 자신의 영혼을 해방시키고 가족의 집착을 끝내고자 했습니다.
두 인물의 대립은 단순히 누가 옳고 그르냐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되는 위로’와 ‘고통스러운 해방’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 중 무엇을 택할지 묻는 철학적 질문으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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