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교통법 개정안, 자전거만 잡는 규제? 정작 더 심각한 위반은 따로 있다
최근 논의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의안번호 14381)을 보면, 자전거와 전동킥보드를 한 묶음으로 다루면서 자전거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특히 도로교통법개정안은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 자전거를 차도 우측 가장자리 대신 보도로 몰아 넣고, 시속 6km 이하로 서행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로드 사이클을 타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작 교통사고와 사회적 불신을 키우는 더 큰 위반들, 특히 정치인을 포함한 공적 지위의 사람들의 각종 위법과 일상적인 교통법 위반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솜방망이 대응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법개정안이 정말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왜 유독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만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자연스럽게 든다.
자전거·킥보드만 죄인 취급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의 한계
이번 도로교통법개정안의 큰 줄기는 명확하다.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속도를 25km에서 10km로 낮추고, 보도로 통행하게 하며, 보행자와 섞일 때는 6km 이하로 서행하도록 하겠다는 것.







여기에 공유 킥보드 업체에 방치 책임을 더 엄격히 묻는 조항도 있다. 겉으로 보면 그럴듯하지만, 실제로 내용을 뜯어보면 전동킥보드규제라는 명목 아래 자전거, 특히 로드 사이클까지 같이 묶어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문제다.
현재 개정안 구조상 자전거도로가 없는 구간에서 자전거는 더 이상 차도 우측 가장자리를 합법적으로 달릴 수 없다. 원칙적으로 보도로 올라가야 하고, 그 상태에서 시속 6km를 넘으면 법 위반이 된다.
로드 사이클은 차도에서 일정 속도로 달릴 때 안정성이 생기도록 설계된 교통수단인데, 보도의 울퉁불퉁한 블록, 점자블록·맨홀·가로수 뿌리까지 모두 떠안고 걸음 속도로 움직이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이 수준의 자전거규제는 “속도를 줄여서 안전하게 타라”는 수준이 아니라, 사실상 “타지 말라”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 개정안이 겨냥하는 ‘위험’이 정말 교통사고 전체의 핵심인가 하는 점이다. 실제 통계를 보면, 중상해·사망 사고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건 여전히 자동차 중심의 사고, 특히 음주운전, 과속, 신호위반, 노령 운전자의 판단 오류 같은 요인들이다. 그런데 도로교통법개정안은 이런 큰 축의 위험 구조를 손보는 방향보다, 비교적 약자인 자전거·킥보드 쪽을 훨씬 세밀하게 옥죄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덩치 큰 문제는 그대로 둔 채, 도로 위 약자 집단만 정밀 규제 대상으로 삼는 모양새라 이중 잣대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일상적인 ‘위반’과 정치인들의 모범 부재, 진짜 불신은 여기서 시작된다
요즘 뉴스를 보면, 교통법 위반이나 도로 위 난폭 행위는 자전거와 킥보드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음주운전 재범, 보복운전, 중앙선 침범, 어린이보호구역 과속, 신호 위반 같은 것들은 이미 너무 흔해서 더 놀랍지도 않을 지경이다. 심지어 이런 위반이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자,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들에게서 나올 때도 많다. 그런데 법 적용은 유난히 느슨하거나, “심신미약”, “초범”,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는 익숙한 문장과 함께 형량이 줄어드는 장면이 반복된다.
이 와중에 도로교통법개정안은 자전거규제, 전동킥보드규제 쪽에는 굉장히 세부적인 기준과 강한 제약을 들이밀고 있다.
자전거도로가 없는 곳에서 로드 사이클이 차도로 합류해 주행하는 것보다, 음주 상태로 SUV를 모는 행위가 훨씬 더 위험하다는 건 누구나 상식적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입법 흐름만 놓고 보면, 자전거·킥보드 이용자들은 도로 위에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자동차 운전자의 구조적 문제나 정치인의 반복적인 위반은 큰 프레임의 공약과 모호한 ‘안전 캠페인’ 언어 속에 묻혀버리는 느낌이다.
정치인위반이 상징하는 건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다. “법은 누구에게 엄격하고 누구에게는 관대하냐”는 사회 전반의 감각이다.
도로교통법개정안이 진짜로 안전을 이야기하고 싶다면,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를 공공의 적으로 만드는 대신, 법을 만드는 사람들부터 교통법규를 지키고, 위반 시 예외 없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 먼저 보여야 한다. 그래야 “자전거도 제대로 규제하자”라는 말에 최소한 설득력이 생긴다.
안전을 말하려면 ‘타깃’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지금 논의되는 도로교통법개정안이 남기는 찜찜함은 결국 여기서 나온다.
방향성만 보면 “안전 강화”라는 명분이지만, 실제 규제의 타깃이 정교하게 설계돼 있지 않다.
전동킥보드의 무단 방치, 난폭 주행, 무보험 운행 같은 문제는 충분히 논의하고 규제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자전거, 특히 로드 사이클처럼 이미 도로에서 나름의 룰을 지키며 이용하던 집단이 한꺼번에 묶여 피해를 보는 구조는 분명히 조정이 필요하다.
자전거규제가 강화되는 지금의 흐름은, 도로 위에서 상대적으로 약한 교통 수단이 제일 먼저 규제의 표적이 되는 전형적인 패턴처럼 보인다. 도로교통법개정안이 진짜로 교통안전을 위해 설계된 법이라면,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를 명확히 구분하고, 차를 운전하는 사람·규범을 만들어야 하는 사람·공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먼저 책임을 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로드 사이클 이용자도, 보행자도, 자동차 운전자도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결국 도로의 안전은 특정 집단 하나를 옥죄는다고 해서 확보되는 게 아니다. 도로 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존재부터,
그리고 법과 제도를 만들고 적용하는 사람들부터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질 때 비로소 신뢰가 쌓인다. 현재 논의되는 도로교통법개정안이 이런 큰 그림 속에서 다시 한 번 점검되고,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자동차, 정치인위반이라는 키워드가 균형 있게 다뤄지는 방향으로 보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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